아트메이지 - 독특함이 있고 엔터테인먼트로선 합격점 by 滿月

 아트메이지 여러가지로 독특한 글입니다. 아마 기천검이란 작가 말고는 이런 시도를 할 작가가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전작 하이로드에서는 판타지 세계에 룸살롱을 만들면 어떨까란 설정으로 글을 풀어 나갔습니다. 이번 아트 메이지는 판타지 세계에 영화나 연극이 활성화 되면 어떨까란 의문으로 이야기를 엮어 나갑니다.

 이런 글, 그냥 막장에 진부한 이야기 아니냐고 핀잔을 놓을 사람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묻고 싶은 건 국내 장르 소설에서 싸움이 아닌 다른 소스를 써서 글을 이렇게 무리 없이 재미있게 풀어 갈려고 한 사람이 있었냐는 물음으로 답하고 싶습니다. 어떻게 보면 황당무계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그런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새롭게 풀어나가려 한 것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미토스부터 해서 이 분의 이야기는 조금씩 변해 왔습니다. 남과는 색다른 시도를 끊임없이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색다른 시도만으로 그쳤다면 지금의 기천검이란 작가는 없었을 겁니다. 그런 색다른 시도를 하면서도 어느 정도 흥행을 이어 왔기에 지금의 기천검이란 작가가 있고 글을 계속 쓸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천검님의 글은 솔직히 가볍습니다. 글이 너무 무거워서 글을 읽으면 무게에 짓눌린다는 그런 건 없습니다. 그냥 짜증나는데 좀 재미나는 글이나 읽을까 하고 펼치면 그 스트레스를 날릴 정도의 재미를 줍니다. 엔터테인먼트로써의 재미를 확실히 준다는 것이죠. 그 재미에 중점을 두었다고 해서 이 글이 그렇게 지탄을 받아야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인생에 대한 사색이나 철학적인 감동을 얻으려면 그런 교양서를 읽으면 됩니다. 장르소설에서 추구하는 건 재미입니다. 재미가 우선이고 그에 따르는 교훈은 부수적인 것이란거죠. 물론 모든 것을 다 갖추면 좋겠지만 그것이 쉬운일은 아니죠. 그렇기에 재미란 요소에 중점을 두었기에 자신이 하는 일은 제대로 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분의 글 솜씨가 낮다는 건 아닙니다. 이 장르란 바닥이 의외로 혹독합니다. 데뷔는 기성문단 보다 쉬울지 몰라도 오래 살아남는 분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그런 와중에서 기천검 작가의 글은 어느 정도 일정 성과를 얻고 있고 꾸준히 팔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냥 가벼운 글만 적어온 것도 아닙니다.

 예전에 좀 불미스러운 일로 조기 종결이 된 소설이 있습니다. 킹스톡이라고. 그 킹스톡은 고대 로마의 모습을 배경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그것이 완전한 로마가 아니고 로마의 모습을 띤 판타지 세계를 그리고 있죠. 그 킹스톡은 묵직하고 진중하게 글이 흘러 갔습니다. 로마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작가분이 공부한 흔적이 글 곳곳에서 보이고도 있고요. 저도 그 글을 읽고 이 분이 그냥 가벼운 글만 쓰는 분이 아니란 걸 알았죠. 무거운 글도 쓸 수 있는 분이라고 그때야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아트메이지는 그런 가벼움 속에서 적절한 무게감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야기가 쉬우면서도 너무 날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다만 이 아트메이지의 흠이라면 중간에 작가가 하고픈 말에 너무 신경을 써서 레코드 판이 튀는 듯한 느낌이 납니다. 작가로서 할 수 있는 말이고 하여야 할 말이지만 그 말에(불법복제와 관련한 일입니다.) 너무 신경을 써서 본 흐름이 지장을 좀 많이 받은 느낌입니다.

 후반부부터 다시 이야기의 본 흐름에 올라 순항을 하긴 하지만 중간의 그 부분은 너무 과해서 좀 좋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 듭니다. 후반부의 헌원과의 대결에서 이런 술법 대결을 중심으로 하는 글을 본격적으로 써도 재미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드는데 좀 모험이 될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판타지는 중세유럽이나 서클마법을 상용하지 않으면 낯이 설어서 그런지 독자들의 외면을 받곤 하니 말입니다.

 결말 부분은 조금 급 마무리가 되지 않았나 하지만 문화전쟁이란 코드로 글을 버무린점이 좋았습니다. 그냥 싸움을 그려도 되지만 이런 코드를 끌고 와서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는 사람은 드무니 말입니다. 글을 보면서 엔터테인먼트의 효용만을 바란다면 아트메이지는 그에 부응하는 글이라 생각합니다.

덧) 요즘 기천검님 블로그에 놀러가면 이 분이 작가인지 마라토너인지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덧2) 아트메이지 6권을 둔저님이 보셨다면 뭔가 영감을 얻었을 듯 하네요. 둔저공이 솔로 전문 소설가에서 탈출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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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쿼런틴 2009/09/12 22:00 # 답글

    이 소설 깔게 너무 많은거 같아요.
    연기랑 싸움이랑 완전 따로 놀고, 인물들도 평면적이고, 작가 메세지도 너무 강하게 드러나고(특히 악플과 불법복제 부분은 짜증날 정도였습니다), 단순한 퀘스트 해결식의 무한반복에 질렸습니다. 마지막에 보스전까지 가는 과정은 개연성이 전혀 느껴지지도 않고요.
    배우라는 직업을 가지고 할 이야기가 저것 밖에 없나 싶기도 하고, 저래서는 단순히 배우랑 마법이랑 두가지를 지닌 인간의 이계깽판기라고밖에 할 수 없을거 같네요.
    잘 써서 오래 가는 작가와 잘 팔아서 오래남는 작가가 있다면 이 작가님은 후자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을 듯 합니다.
  • 滿月 2009/09/12 22:20 #

    음, 각자 바라는 걸 충족시킬 순 없겠죠. 그래도 저는 이 글을 읽고 만족하였기에 포스팅을 하였고 말입니다. 연결고리에 대한 부분은 매끄럽지 않지만 그래도 엔터테인먼트로선 성공이라 보았는데...
    어쩔 수 없죠.
  • 鳶飛 2009/11/07 15:02 # 삭제 답글

    깔거 다 까는 소설은 내용진행이 너무 느리지 않은까 생각하는데...
    나머지는 다 공감하는데... 이 소설이 이계깽판기정도로 말할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滿月 2009/11/07 17:36 #

    확실히 이고깽은 아니죠. 그래도 조금 아쉬운 것이 헌원과의 대결에 좀 더 많은 부분을 할애 하고 작가의 말을 조금 줄였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 안또 2009/11/13 15:03 # 삭제 답글

    저도 다 재밌게 보긴 했는데... 마지막 9권에서 보스전 하는 과정과 결말은 정말 실망되더군요.. 재밌게 한 5페이지 정도만 거기다 더 넣었어도 괜찬았을텐데 뭐랄까.. 갑자기 끝 1~2페이지에 갑자기 급 결말이 나 버렸다고 해야하나.. 암튼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소재, 재밌는 책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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