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자율학습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시사+

 6/22에 이외수의 언중유쾌 고민상담 코너에서 야자에 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한 고등학생이 야자시간이 힘들고 견디기 어려운데 이걸 어떻게 해야 하냐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전 조금 기대를 했었습니다. 이 분이 그냥 기인이 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좀 색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적절한 처방을 내려줄 때가 많았기에 좀 기대를 했는데 이날의 해답은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이 날 제시된 답은 그냥 어른으로서 해줄 수 있는 말 정도였지요. 고민을 상담한 학생은 영화나 사진에 관심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외수님이 말한 것은 고등학교 시간을 통해서 기본적인 상식을 닦는 기간이니 미래를 위한 투자라 생각하고 공부하라는 정도였습니다. 미래에 영화감독이나 사진작가가 되면 이것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될지도 모르는데 지금 겪는 이 야자라는 턱을 넘지 못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수긍할 수 있는 말이고 지극히 원론적인 말입니다. 그리고 이해도 갔습니다. 방송에서 야자를 땡땡이치고 자신의 일을 찾으세요라고 말할 수도 없으니 말입니다. 그래도 조금 실망스러운 건 이 학생도 그건 알고 있었을 거라는 겁니다. 다른 학생들도 힘든 줄 알고 견디기 힘들지만 남들도 하고 있기에, 그리고 미래를 생각하고 야자를 견디고 있습니다. 그런 상식적인 대답을 바라고 질문을 던진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고교나 중학교 성취도는 상당한 수준이지만 왜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성취도는 그렇지 못할까요? 전 그것이 야간자율학습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려면 여러가지 경험이 필요한데 그렇게 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됩니다. 그저 공부나 할뿐이죠. 학교선생님들도 타성으로 공부만 파게 합니다.

 그 결과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그 공부만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젊은이들이 취업준비를 하는 것들을 보면 그걸 알 수 있습니다. 영어의 토익점수 몇점, 학점, 어학연수, 자격증 등 거의 공부에 관련된 것들만 수두룩합니다. 그런 공부말고는 할 줄 아는 것이 없다는 것도 문제고 말입니다.

 가장 많은 걸 배우고(여기에 배움은 입시공부를 뜻하는 건 아닙니다.) 여러가지 경험을 해야 하는데 실질적으로 입시공부만 하게 됩니다. 그러니 하고 싶은 것이나 되고 싶은 것도 모른체 대기업이나 공무원 같은 것만 노리는 젊은이가 양산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야자에 대해서 보다 좋은 해결책을 내놓았으면 좋았을 텐데 지극히 원론적인 답을 내놓기에 한숨이 나오더군요. 하긴 거기서 명확한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다면 대한민국 사람들이 고생할 일도 없죠. 지금의 야자는 큰틀을 고쳐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니 말입니다.

 하다 못해 야자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라든가 아니면 그런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창의성을 기를 수 있는 방법이나 주위 어른들(선생님이나 부모님)과  타협할 방법이라도 내놓았으면 좋았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냥 견딜 수 있었다면 이런 고민상담에 글을 올리지도 않았을 테니 말입니다. 

 일단은 그냥 견뎌라고 말을 하고 그래도 못견디겠으면 이런 방법이라도 써봐라고 조언이라도 해주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그냥 "야자 하세요."란 결론이 좀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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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09/06/27 23:08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滿月 2009/06/27 23:14 #

    그러게 말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기도 힘든 것도 사실이고요. 글을 쓸때도 그렇고 지금도 이외수님의 해결책에 대해 좋게는 생각하지 않지만 다른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기가 힘든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야자를 강요하는 것이 학생들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명문대에 들어간 학생수가 그 선생의 능력이 되니 솔직히 인간성이 그리 좋지 못한 선생(선생님이라 부르기도 뭐한 사람)이 능력자로 대우 받는 현실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저 이 야자도 타성에 젖어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진짜 도움이 되는 뭔가가 필요합니다.
    책상에 오래 앉아 있다고 훌륭한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니 말입니다.
  • 이바구 2009/06/28 00:38 # 답글

    공감합니다. 입시교육에만 매달린 채 자기가 뭘 좋아하고 무슨 일에 소질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멍청이로 변해가고 있는 게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자화상입니다. 문제는 입시교육에 있습니다. 입시교육은 물론 강고한 대학서열체제에 그 원인이 있는 것이구요.. 그러니까 소질과 적성을 찾고 자아실현을 이뤄 행복한 삶을 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무엇보다 대학서열폐지 운동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滿月 2009/06/28 13:13 #

    진짜 하고픈 걸 찾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연꿈 2009/07/02 17:42 # 삭제 답글

    어라 야자시간에 공부한 기억보다 자거나 논기억이 더 많은것 같은 착각이...
    전 야자시간을 재밌게 보내서 야자에 대해서 그렇게 나쁘게 보지 않고 있어요
    굳이 말하면 찬성이랄까요
    뭐 야자시간에 애들이랑 수다도 가볍게 떨어주기도 하고
    주제정해서 5x5칸에 단어 채워넣고 지우거나...
    놀건 다양했죠 =3= 담넘어서 군것질도...
  • 滿月 2009/07/03 23:03 #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기왕 논다면 떳떳하게 노는 것이 낫지 않나요? 억지로 잡아 놓은 곳에서 선생님들 몰래 노는 건 어떻게 보면 농땡이, 게으름을 부리는 것이니 말입니다. 그리고 그 야자시간에 진짜로 공부하는 친구에겐 방해를 한 것일지도 모르고요.
    오히려 밖에서 축구를 한다거나 다른 친구들과 더 즐겁게 놀 수 있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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